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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다정하고 따뜻한 행복으로 물드는 일상의 기록, <두둥실 천국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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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실 천국 같은 - 책 소개] 

<두둥실 천국 같은> 책은 <츠바키 문구점>과 <달팽이 식당>으로 유명한 오가와 이토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이미 영화로 잘 알려진 소설 <달팽이 식당>처럼 이번 에세이집에서도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삶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찾아가려는 작가의 식견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어릴 때 엄마가 휘두르는 폭력에 대한 상처를 안고 살아온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암 선고를 받은 엄마의 죽음 이후에 비로소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고 나쁜 것들을 모두 털어내며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작가는 일 년 중 절반 이상을 낯선 고장인 베를린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1월 8일부터 시작해서 12월 29일로 끝나는 저자의 일 년 치 일기장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산다는 것은 불편함과 외로움이 따르기 마련인데요, 그런데도 베를린에서의 소소한 일상은 마치 하루하루가 여행같이 소소하지만 충만한 하루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지내는 일상속에서 찰나의 순간들을 각별한 행복으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담겨있어 어쩐지 글에서 반짝 반짝 빛이 나고 청량함 마져 느껴집니다. 

 

[두둥실 천국 같은 - 작가 소개]


오가와 이토는 일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200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달팽이 식당>이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문학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0년에는 해당 소설이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며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츠바키 문구점>으로도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고요. 이 외에도 <반짝반짝 공화국>, <양식당 오가와>,<인생은 불확실한 일 뿐이어서>, <라이온의 간식> 등을 통해서 일상에서 특별함을 만들어 나가는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둥실 천국 같은 - 번역가 소개]

 

 

특별히 이 책의 번역가를 소개하고 싶어서 몇글자 더 추가해서 기재해봅니다. 이 책의 번역가인 이지수님은 '하루키의 책을 원서로 읽고 싶어서 일본어를 전공한 번역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자로 출간한 <아무튼, 하루키>를 읽다 보면 번역가님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해서 <아무튼,하루키>가 나오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이지수 번역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라는 책을 통해 이지수 번역가님의 팬이 되었답니다. 이 외에도 일본 원서를 많이 번역하셨는데요, 무레 요코의 <이걸로 살아요>,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등을 번역하셨습니다. 이번 오가와 이토 작가님의 책도 번역하셨길래 반가운 마음에 번역가 소개도 남겨봅니다. 

 

[두둥실 천국 같은 - 인상 깊었던 내용]

 

'낳을'때와 '죽을'때는 사람이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할 힘이 발휘돼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후에도 몇가지 신기한 일이 있었다. 나는 엄마의 죽음을 경계로 내가 지금 인생 최대의 디톡스를 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몸 밖에 있는 것 안에 있는 것. 여하튼 나 자신에게 필요한지 아닌지가 아주 명료하게 보여서, 필요치 않다고 여겨지는 것은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내 안에 마지막까지 들러붙어 있던 독기가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쓱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투명한 탯줄이 완전히 끊어져서 두둥실 하늘을 떠도는 느낌이다. 물론 부모를 잃는 건 슬픈 일이지만, 인생을 리셋할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7~28p

처음에는 평범한 풀장인 줄 알고 들어갔지만 묘하게 몸이 떠오르고 입안으로 들어온 물이 꽤 짜서 바닷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몸 아래에 튜브를 받치면 몸이 완전히 떠오른다. 물속에 귀를 담그면 소리도 차단되어 지금까지 내가 있던 세계가 멀어져간다. 눈을 감고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기며 떠 있으면, 점점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져서 왠지 우주 공간에 두둥실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도 분명 이런 느낌이었겠지, 그렇게 상상했더니 눈물이 났다. 아마도 이 '두둥실'은 그때 이후 첫 경험일 것이다. 기분이 너무나 좋아서 영원히 그렇게 있고 싶었다. 133~1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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