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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기후 위기에 가려진 애처로운 얼굴들, <날씨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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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얼굴 - 책 소개] 

 

글쓰기로 더 많은 얼굴을 비추고 싶습니다. 깊은 밤 초롱불 같은 원고가 되게끔 문장을 데웁니다. 제가 계속한다는 게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쓸 용기를 냅니다. 어째서 자꾸 정치적인 글을 쓰느냐고 묻는 독자님도 계시지만 오히려 저는 언제나 이것이 아쉽습니다. 제 글이 충분히 정치적이지 않다는 것. 더욱 정치적이기 위해 더욱 구체적으로 첨예해지려 합니다. 생을 더 자세히 사랑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이슬아 칼럼집, 날씨와 얼굴>

 


<날씨와 얼굴>은 이슬아 작가가 지난 2년 동안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하고 새로 쓴 글을 함께 묶어 출간한 책입니다. 이 책은 기후 위기의 다양한 모습 뒤편에 그동안 인간이 외면해 온 수많은 얼굴이 있음을 떠올리며 이 시대가 외면해 온 애처로운 얼굴들을 불러냅니다. 그 얼굴은 '나'의 얼굴이기도 하지만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된 동물과 택배 노동자와 장애인, 그리고 이주 여성들의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얼굴들을 충분히 떠올리기 위해서 특정 방향으로 힘이 기우는 세계를 탐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중요한 이야기는 중요하게 다루고 누락된 목소리를 정확하게 옮겨 적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저항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1부에서는 '동물에 대해 잊어버린 것'에 대한 글이 담겨 있습니다. 저또한 평소에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고기 섭취를 줄이고 평상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을 비건 용품으로 많이 바꾸었는데요, 나의 사소한 행동으로 기후 위기가 바뀔 수 있을까 항상 걱정을 하면서도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1부 내용을 읽으면서 스스로 잘하고 있구나는 확신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나로 인해 무언가가 변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내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 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비건 지향 생활을 지속하면서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아끼게 되었다. 세계가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해볼 수 있는 일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2부 '나 아닌 얼굴들'에서는 택배 노동자. 이주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마음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이기에 꼼꼼하게 읽어봅니다. 

 

3부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의 목록'에서는 쓰레기, 산불, 동물 멸종, 불법 촬영물 등에 대한 주제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깨워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어릴때부터 줄곧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과 한 약속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어른,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내가 먼저 모범이 되는 어른말입니다. 지금도 늘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참 많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날씨와 얼굴 - 작가 소개]

 

이슬아 작가는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나 잡지사 기자, 누드 모델, 글쓰기 교사 등으로 일을 했습니다. '일간 이슬아'의 발행인이자 헤엄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에세이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비롯해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심신 단련>, <부지런한 사랑>, <아무튼 노래>등을 출간하였고,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 <새 마음으로>, <창작과 농담>, 서평집으로는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서간집으로는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소설로는 <가녀장의 시대>등을 출간하면서 수필, 서평, 인터뷰,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날씨와 얼굴>은 저자의 첫 칼럼집입니다. 

 

 

 

[날씨와 얼굴 - 인상 깊었던 내용]

 

 

이 거대한 폭력을 모르지 않는다 해도 삶에는 신경 쓸 일이 아주 많다. 축산업 말고도 온갖 문제로 고단하지 않나. 그러나 자신의 해방과 동물의 해방이 어쩌면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어깨 너머로 비거니즘을 배운다. 비거니즘은 동물을 착취해서 얻는 식품과 제품을 최대한 소비하지 않으려는 운동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방향 쪽으로 움직이며 생활하는 이들을 '비건 지향인'이라고 부른다.

나에게 비거니즘은 어떤 착취에 더 이상 일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동물과 인간이 관계 맺어온 방식을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다. 이것은 기후 위기에 대한 입장이기도 하다. 육식을 줄이는 것만으로 다가올 기후재난을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지만, 현재의 식습관을 티끌만치도 바꾸지 않는 채로 찾는 대안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와 동물권을 코앞에 닥친 문제로 여기는 기업인과 과학자와 정치인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가 좋은 친구이자 이웃이 되기를 바란다. 시행착오를 너그러이 지켜봐주는, 서로의 삶을 섣불리 단죄하지 않는 동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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