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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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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소설가 50인 중 10명이 뽑은 올해의 소설,
9년 만의 김연수 신작 소설집, 종말 이후의 사랑에 대한 여덟 편의 이야기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중에서

 

 

[이토록 평범한 미래 - 책 소개]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세계의 끝과 사랑의 시작이 어떻게 함께 놓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1999년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떠들썩했던 여름 동반자살을 결심한 스물한 살의 두 대학생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스물한 살의 주인공과 지민은 지민의 엄마가 자살하기 전에 쓴 <재와 먼지>라는 책을 찾기 위해 지민의 외삼촌이 편집자로 일하는 출판사로 찾아갑니다. 외삼촌은 1970년대에 나온 <재와 먼지>를 떠올리고 둘에게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는데 두 사람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소설에는 한 연인이 나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함께하는 시간의 끝, 즉 사랑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동반 자살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순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미래에서 과거로, 동반 자살을 한 그날이 새로운 인생의 첫날이 되고, 자고 일어나면 그 전날이 되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소설에서 연인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자신들이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미래에서 과거로 진행되는 두 번째 삶에서 그들은 그 만남으로 인해 일어난 일들을 먼저 경험합니다. 그러니까 미래, 원래대로라면 과거를 적극적으로 상상하는 동안 두 사람은 "가장 좋은 게 가장 나중에 온다고 상상하는 일이 현재를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깨닫게 되고, 그 끝에서 시간은 다시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원래대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외삼촌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해 여름에 동반 자살을 계획했던 주인공과 지민은 그 이야기가 자신들의 미래를 예언하는 것만 같은 느낌에 놀라게 됩니다. 외삼촌은 긴 얘기 끝에 두 사람에게 말합니다. "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만으로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든단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이제는 안다.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수록된 8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만으로 여겨지던 시간'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미래의 고민으로 불안한 날들, 만족스럽지 않은 현실을 탓하는 나날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는 표제작 이외에도 <난주의 바다 앞에서, 진주의 결말,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엄마 없는 아이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사랑의 단상 2014,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 작가 소개]

 

김연수 작가는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르키며 걷기>로 제 3회 작가세계 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 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외에도 <7번 국도 Revisisted>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등 많은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이번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2013년 이후 9년만에 펴내는 여섯번째 소설집입니다. 지난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김연수 작가의 변화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 인상 깊었던 내용]

 

 

언제부턴가 저는 천국 같은 것을 꿈꾸지 않게 됐습니다. 
대신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피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저의 삶입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다른 이들의 고단함과 피곤함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힘들고 피곤하지만 자기 인생이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더군요.
저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는 일도 들어갑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부디 끝까지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


‘버티고 버티다가 넘어지긴 다 마찬가지야. 근데 넘어진다고 끝이 아니야. 그다음이 있어. 너도 KO를 당해 링 바닥에 누워 있어 보면 알게 될 거야. 그렇게 넘어져 있으면 조금 전이랑 공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져. 세상이 뒤로 쑥 물러나면서 나를 응원하던 사람들의 실망감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바로 그때 바람이 불어와. 나한테로. (「난주의 바다 앞에서」, 60쪽)

꽃이 지는 건 꽃철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이 끝나는 건, 이제 두 사람 중 누구도 용기를 내지 않기 때문에.
(「사랑의 단상 2014」,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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